“요즘 20~30대 ‘어른’이 별로 없더라”
2008년 12월 9일(화) 1:08 [중앙일보]
[중앙일보 이은주.김성룡] “고민을 들어주는 사람이 그저 듣기 좋은 말로 위로하고 격려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싫었다. 어설픈 위로는 동정이나 다름없다. 상대방이 고민을 해결할 능력이 있다고 믿는다면 솔직하게 충고하는 게 고민을 털어놓은 사람에 대한 진짜 예의다.”
인터넷 패러디 신문 ‘딴지일보’의 총수 김어준(40·사진)씨의 말이다. 10년 전 딴지일보를 창간해 세상을 향해 독설로 날을 세우던 그가 인생상담집의 저자로 돌아왔다. 지난 4년간 잡지와 신문에서 한 20~30대와의 상담을 모아 『건투를 빈다』(푸른숲)를 출간했다. 상담가를 자처하지만 ‘딴지일보’식의 독설은 여전하다. 일견 불친절하고 삐딱한 답변투성이다. 그런데도 책은 출간된 지 3주 만에 1만 부가 넘게 판매됐다. 독자 리뷰엔 ‘시원하다’ ‘나를 다시 돌아보게 됐다’는 얘기도 나왔다.
-딴지 대표가 상담이라니 의외다.
“딴지 걸다가 맡게 된 일이다. 잡지 기자들을 만났을 때 상담코너에 대한 불만을 털어놨더니 ‘그러면 당신이 해보라’고 했다. 그렇게 시작했다. 그동안 읽어본 상담 메일만 수 천 통이 넘는다.”
-숱한 고민을 접하면서 무엇을 느꼈나.
“우선 사람들이 쉽게 답을 찾지 못하는 것은 질문 내용과 대상이 잘못됐기 때문이란 것을 알게 됐다. 예를 들면 ‘돈이냐, 사랑이냐’고 묻는 것은 질문이 잘못된 거다. 자기가 언제, 무엇을 할 때 더 행복한지를 물어야 한다. 또 질문 대상은 남이 아닌 자신이어야 한다. 스무 살이 넘어도 ‘어른’ 아닌 사람들이 참 많다. 고민을 직접 해결하려는 의지가 약하다. 자신의 문제에 직접 맞서는 순간부터 어른이 되는 것이다.”
-인생 코치를 하기엔 젊지 않나.
“나이가 상담자격을 담보해주나. 내 상담은 ‘처세술’보다는 ‘입장’에 중심을 둔 것이다. 책에 한 답변은 내가 잘났기 때문에 한 이야기가 아니다. 비슷한 경험과 실수를 했기 때문에 고민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
-상담을 위해 공부도 했나.
“따로 한 것은 없다. 대신 하루도 거르지 않고 책을 읽는다. 분야도 가리지 않는 편이다.” (그는 최근에 인상깊게 읽은 책으로 유전자와 동물다양성을 주제로 한 『이보디보』(Evo Devo)와 유럽좌파의 역사를 다룬 『더 레프트 1848~2000』(The Left)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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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선택의 누적분이 곧 당신”이라고 했다. 스스로 생각하는 김어준은.
“내겐 직설적이고, 욕 잘 하고, 냉소적이고, 비주류라는 이미지가 항상 따라다닌다. 불만은 없다. 이것도 나의 일부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나 스스로는 휴머니스트라 생각한다. 무엇을 하든 ‘사람에 대한 예의’를 지켜야 한다는 입장도 확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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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그 답은 책에 나와 있다(웃음). 10대들이 공부 이외의 방법으론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법을 모른 채 살아온 것 같아 안타깝다. 20대에 할 일이란, 자기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 도전하고 겪어보는 거다.”
-딴지일보가 침체한 지 오래다.
“초기 2~3년의 위상을 잃은 것은 인정한다. 지금은 ‘딴지 2.0’을 기획하고 있다.”
김씨는 ‘딴지일보’ 얘기는 다음에 하자며 언급을 피했다. 인터뷰 말미에 그의 덥수룩한 머리와 수염이 튀어보인다고 하자 그는 “20대 후반부터 가꿔온 내 스타일”이라며 “내게 가장 어울리는 것을 선택한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글=이은주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이은주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com/ju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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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한 시기에 내가 가장 믿는 컨설턴트가 추천한 책
막무가내 인생 돌파 매뉴얼이라니!!! 하지만 그냥 허허 속이 다 후련하네
하고 넘어가는 가벼운 책이 아니라 속깊은 철학이 있어 강력히 추천 -
특히 내가 한 선택들이 바로 나 라는 부분 절대 동감..
나는 지금 자존감을 기르는 중 화이팅!